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 뉴스레터(2020년 10월 31일) - 블루문과 미니문

2020-10-24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 뉴스레터(20201031) - 블루문과 미니문

 

 보통 매달 한 번 씩 년에 12번의 보름달이 뜨는 데 올해는 13번의 보름달이 뜨는 해입니다달의 모양이 변하는 주기는 29.53일로 12번의 보름달이 뜨는 데는 약 354일이 걸립니다따라서 약 3년에 한 번 꼴로 보름달이 13번 뜨게 됩니다이 달에는 101일에 보름달이 떴고마지막 날인 31일에 다시 한 번 보름달이 뜹니다2월에는 날 수가 적기 때문에 보름달이 두 번 뜨는 일이 없고, 1월에 보름달이 두 번 뜨면 3월에도 보름달이 두 번 뜰 수 있습니다



(보름달. Ⓒ 천문우주기획)



 이렇게 한 달에 보름달이 두 번 뜰 때 두 번째 뜨는 보름달을 가리켜 블루문(blue moon)이라고 부릅니다블루문은 우울한 달”, 또는 기분 나쁜 달이라는 의미입니다.

 

 보름달을 보고 느끼는 감정은 우리나라와 서양 사람들이 완전히 다릅니다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둥근 보름달 속에 토끼가 산다고 믿었기 때문에 보름달이 뜨는 날을 좋아했습니다전기가 없던 시절엔 보름달이 뜬 날에 남녀가 데이트도 했고삼삼오오 모여 축제를 벌이기도 했습니다정월 대보름이나 추석 한가위도 둥근 보름달 아래 가족과 이웃이 모여 축제를 벌이는 대표적인 날이었습니다.


 서양 사람들은 보름달 속에 늑대인간이나 마귀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보름달이 뜨는 것을 무척 두려워했습니다그래서 보름달이 뜨는 날에는 외출도 하지 않았습니다영화 속에 등장하는 드라큘라나 늑대인간 같은 귀신들이 나타나는 시간도 보름달이 가장 높이 뜨는 자정 무렵입니다미국 통계 의하면 다른 날에 비해 보름달이 뜬 날 범죄율이 더 높다고 합니다보름달이 잠재된 범죄 심리를 자극한다고 생각하는 심리학자들도 있습니다.



(보름달과 늑대인간Ⓒ 천문우주기획)


 


 한 달에 보름달이 두 번 뜬다는 것은 두 번씩이나 두려움을 느끼고 외출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었기 때문에 서양 사람들은 두 번째 뜨는 보름달을 정말 싫어했고 블루문이라는 이름까지 붙이게 되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블루문 현상은 20181(131)3(331)이었고다음 블루문은 2023831, 2026531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번 주말은 서양 사람들이 귀신 복장을 하고 축제를 벌이는 할로윈데이입니다사람들은 이날에 죽은 영혼들이 다시 살아나고 귀신이나 마녀들이 사람들의 몸을 빼앗기 위해 돌아다닌다고 믿었기 때문에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이런 축제를 만들었다고 합니다물론 이제는 귀신이나 마녀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하지만 이번 할로윈데이 만큼은 다른 해와 달리 무척 두려운 날로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바로 이 날이 블루문이 뜨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1031일 밤에 뜨는 보름달은 올해 뜨는 보름달 중 가장 작은 달입니다이날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는 406,000km 정도로 보름 전에 달이 지구에서 가장 가까웠을 때에 비해 거의 50,000km나 멀어집니다이날 달이 뜨는 시간은 오후 539(서울 기준)이고달이 가장 둥글어지는 시간은 밤 1149분입니다달이 지구에 가장 가까운 지점인 근지점 근처에 있을 때 보이는 보름달을 슈퍼문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지구에서 가장 먼 지점인 원지점 근처에 보이는 보름달을 미니문이라고도 부릅니다.



(031일 밤에 뜨는 블루문이 미니문인 이유Ⓒ 천문우주기획)

 



 하지만 미니문이라고 해도 지평선 근처에서 떠오르는 달의 모습은 작게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뜨거나 지는 달은 착시 현상으로 인해 높이 떴을 때에 비해 3~4배 정도 크게 보이기 때문입니다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머리 위쪽 하늘보다 지평선 쪽 하늘이 더 멀다고 느낍니다실제로 달이 떠 있는 하늘은 반지름이 무한대인 천구지만 사람들은 머리 위쪽 하늘은 가깝고 지평선 쪽 하늘은 먼 접시 모양으로 하늘을 느끼고 있습니다일상생활 속에서는 머리 위에서 크게 보이던 새나 비행기가 지평선 근처로 가면 작아져서 사라지는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



 (슈퍼문과 미니문의 차이. Ⓒ천문우주기획)




 실제로 달은 지평선 근처에 있을 때나 높이 떴을 때나 크기가 같습니다하지만 상대적으로 멀다고 느끼는 지평선 근처에 같은 크기의 달이 오기 때문에 높이 떴을 때보다 크다고 느끼는 것입니다이러한 착시 현상은 1911년 이 현상을 처음 밝혀낸 이탈리아 심리학자 마리오 폰조의 이름을 따서 폰조착시라고 부릅니다.



(같은 크기의 달이지만 뒤 쪽에 있는 달이 더 커보인다Ⓒ 천문우주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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