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 뉴스레터(2020년 9월 28일) -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미니문 한가위 보름달(10.1)

2020-09-24


 미니문 한가위 보름달(10.1)


 올 추석 한가위 보름달이 뜨는 시각은 서울 기준 저녁 620분입니다해가 지는 시각이 615분이기 때문에 해지고 5분 정도 지나서 달이 뜹니다일월출몰 시각은 지평선이 완전히 트인 곳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로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달이 뜨는 시각에서 몇 분 정도 지나야 보름달을 볼 수 있습니다주변보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조금 더 먼저 볼 수 있습니다그래서 옛날에는 추석날 먼저 뜨는 달을 보고 소원을 빌기 위해 높은 산에 오르기도 하였습니다.

 

 올해 뜨는 보름달은 작년에 이어 미니문(mini moon)’ 보름달입니다일반적으로 달이 근지점에서 90% 이내에 있을 때를 슈퍼문이라고 부르고, 반대로 원지점에서 90% 이내에 있을 때를 미니문이라고 부릅니다. 추석날 보름달까지의 거리는 원지점에 가까운 404km 정도로 평균거리보다 2만4천km나 멀리 있습니다. 하지만 추석 보름달의 크기는 작년에 비해 조금 더 커졌고내년부터는 더욱 커지기 시작해서 2023년과 2024년에는 슈퍼문 보름달을 볼 수 있습니다.


달의 근지점과 원지점 Ⓒ 천문우주기획


비록 올해 추석 보름달이 미니문이지만 미니문인 것을 느끼지는 못할 것입니다슈퍼문과 미니문의 겉보기지름(시직경차이는 약 10%입니다면적으로는 20%정도 작습니다두 달을 옆에 나란히 두고 비교해야 알아차릴 수 있는 정도입니다실제로 지평선 위로 뜬 달은 하늘 높이 떴을 때보다 평균 3~4배 이상 커 보이기 때문에 작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겁니다.

 

슈퍼문과 미니문의 크기 비교 Ⓒ 천문우주기획

 

 

 미니문도 뜰 때는 커보인다!


 달이 뜨거나 질 때 커 보이는 이유는 착시 현상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하늘(천구)은 지름이 무한대인 반구 형태이고머리 위 하늘이나 지평선 쪽이나 거리는 무한대로 같습니다그런데 무의식 속에 우리는 머리 위 하늘이 지평선 쪽보다 가깝다고 느낍니다.

 실제 천구와 사람들이 느끼는 접시모양의 하늘. Ⓒ 천문우주기획

 


 멀리 지평선 근처에 있는 전봇대가 작아보여도 우리는 바로 옆에 있는 전봇대만큼 크기가 큰 것을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같은 크기의 달이지만 지평선 쪽 달이 더 커보인다. Ⓒ 천문우주기획

 

 사실 높이 떠 있는 달이나 지평선 근처에 있는 달이나 거리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지구에서 달까지 거리가 40km 이상이기 때문에 수십~수백 km 더 멀리 있다고 차이를 느낄 수는 없습니다다만 같은 크기의 달이 천정 근처보다 훨씬 먼 지평선 근처에 있다고 느낄 때 달이 엄청 커 보이는 것입니다.

 

 이렇게 설명을 해도 실제로 지평선에 보이는 달이 착시 때문에 커보인다는 것을 믿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올 추석에 떠오르는 달을 보면서 두 가지 실험을 해보기 바랍니다. 커다란 달이 갑자기 작게 보이는 마법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1. 실험 1: 이 글을 읽지 않은 분에게 하늘의 중간을 가리켜 보라고 해보시기 바랍니다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리키는 각도는 45도보다 낮은 30도 정도일 것입니다천구가 반지름이 무한대인 반구로 느낀다면 사람들은 45도 정도를 가리킬 것입니다하지만 접시 모양의 하늘을 느낀다면 그보다 낮은 곳을 가리킬 것입니다.


2. 실험 2: 달과 반대 방향인 서쪽으로 돌아선 다음 허리를 숙이고 가랑이 사이로 떠오르는 달을 보세요그러면 확실히 달이 작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가랑이 사이로 달을 보면 달이 머리 위에 오게 되면서 착시가 풀리기 때문입니다물론 일출이나 일몰 때 실험을 해도 똑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올 추석 보름달은 블루문의 예고편


 10월에는 보름달이 두 번 뜨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추석인 10월 1일에 첫 번째 보름달이 뜨고, 30일 후인 31일에 두 번째 보름달이 뜹니다. 달의 모양이 변하는 주기는 29.5일이기 때문에 1일에 보름달이 뜨면 30일이나 31일에 한 번 더 뜹니다. 이렇게 한 달에 두 번 보름달이 뜰 때, 두 번째 뜨는 보름달을 가리켜 ‘블루문’이라고 부릅니다. 

  2020년 10월 천문력. Ⓒ 천문우주기획


 블루문(bluemoon)은 ‘우울한 달’이라는 뜻입니다. 서양 사람들은 보름달 속에 늑대인간이나 마귀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보름달을 무척 무서워했고, 보름에는 외출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 달에 두 번씩이나 뜨는 보름달은 사람들을 매우 우울하게 만들었고, 블루문이라는 이름이 생겨났습니다.


글: 이태형(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