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형
약력
저서
수심 6000m의 심해도, 2000헥타르의 밀림으로도 떠날 수 있는 때, 우주만은 여전히 상상과 추측으로 직조한 미지의 세계이자 인류 최후의 여행지다. 대기가 깨끗하게 걷혀 어느때 보다 아름다운 밤하늘을 경험할 수 있는 2월. 두 명의 ‘별 마니아’를 천문대에서 만났다. 이들이 들려주는 별의 아름다움, 죽기 전 꼭 봐야 할 천문 현상.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시립 광진청소년수련관 시끌의 천문대에서 만난 권오철 천체 사진가(왼쪽)와 이태형 천문학자(오른쪽). 권오철 작가의 레드 컬러의 리넨 재킷은 란스미어(542-4177), 이태형 박사의 체크 패턴 재킷과 행커치프는 모두 보스(3446-3003)“태양은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이죠. 태양 같은 별이 1000억 개쯤 모인 것을 은하계라 하고요. 우주에는 이런 은하계가 1000억 개 더 있습니다. 1000억 곱하기 1000억…. 가늠이 안 되죠(웃음)? 1 뒤에 0이 22개가 붙어요. 총 100해垓 개의 별 중 하나가 태양일 뿐인데, 이 태양 크기의 100만 분의 1도 안 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사는 지구입니다. 인간만이 우주의 유일한 지적 생명체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요? 광활한 우주에서 바로 앞에 앉은 누군가와 눈을 마주치고, 손을 잡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경이로운 인연입니까.” 1998년 우리나라 최초로 소행성을 발견하고, ‘통일’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태형 천문학자에게 권오철 천체 사진가는 귀하디 귀한 인연이다. 탄탄한 이론 아래 뿌리 내린 이태형 박사의 흥미로운 별 이야기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을 읽으며 ‘밤하늘 마니아’가 된 권오철 작가. 이후 권 작가가 서울대학교에 입학하면서 두 사람은 교내 천문 동아리에서 만나게 된다. 권오철 작가는 이제 미 항공우주국NASA이 선정한 ‘오늘의 천체 사진’에 작품을 올리며 국내 유일의 천체 전문 사진가가 됐다. ‘장르’는 다르지만 20년 지기 별 친구인 두 남자는 히말라야 등 세계 극지를 함께 누볐으며, 말초신경이 소름처럼 돋는 감동의 순간을 함께 나눴다.
장르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인터스텔라>가 범국민적 사랑을 받았습니다. ‘웜홀을 이용하면 우주여행이 가능한가?’, ‘중력이 강하면 시간이 느리게 갈까?’, ‘우주를 여행하면 나이를 덜 먹나?’, ‘우리는 몇 차원에 살고 있을까?’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져 나왔죠. 상대성이론 학습 열풍까지 불었습니다. 두 분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보셨나요?
(이태형) 네다섯 번은 본 것 같아요(웃음). 스토리의 큰 축인 자이언트 블랙홀, 웜홀, 시간 지연 현상은 모두 이론적으로 밝혀진 사안이에요. 천체물리학자인 킵 손이 자신의 논문에서 ‘지평선 없는 웜홀’이 가능하다고 증명한 것을 영화로 구현한 것이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웜홀은 블랙홀 사이에 연결된 통로예요. 웜홀에 들어간다는 것은 곧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다는 의미죠. 블랙홀 속에서 지구는 탁구공 크기로 줄어듭니다. 그렇다면 사람이 블랙홀 속에서 온전히 존재하는 것이 가능할까 싶어요. 반면 블랙홀 주변으로 행성과 물체가 광속으로 회전하는 것은 맞습니다. 지구보다 빠르게 도는 행성에서의 1시간이 지구의 7년이라는 시간 지연 역시 타당하고요. 다만 블랙홀 주변에 행성이 멀쩡하게 존재하는 것이 가능한지, 그 행성에 우주선이 착륙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습니다. 블랙홀 속에서 지구와 의사소통할 수 있는 것도 불가능하고요. 크고 작은 허구 속에서도 분명한 것은 가깝게는 수백 년 뒤에 인터스텔라, 즉 항성 간의 여행이 가능하리라는 것입니다.
(권오철) 이 박사님도 그러시겠지만 천체에 관심이 많으니 영화를 보더라도 그 속의 비과학성에 눈이 가요. <타이타닉> 마지막 부분을 보면 케이트 윈즐릿이 바다에 떠서 하늘을 보잖아요. 그때 은하수가 보이는데 실제 시기와 위치를 감안하면 은하수는 머리 위가 아닌 측면에 있어야 하거든요. 이 이야기를 제임스 캐머론 감독이 들었는지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에서는 은하수가 제 위치에 떠 있더라고요(웃음).
지구에서 관측되는 최고의 아름다운 자연현상, 우주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감동으로 오로라와 개기일식, 대유성우를 꼽으셨어요.
(이태형) 우리는 세상 사람을 두 종류로 나눕니다. 오로라를 본 사람 ‘오본사’와 아닌 사람으로요. 오로라를 보고 나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달라져요. 영화<매트릭스>를 보면 이 세계는 시스템에 불과한 허구일 수 있다는 상상을 하게 되잖아요. 마찬가지로 오로라가 격렬하게 이는 하늘을 보면 마치 컴퓨터 그래픽 같아요. ‘이게 현실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온몸의 말초신경이 곤두서는 듯해요. 신음과 감탄이 막 터지는데 통제가 안 될뿐 더러 너무 몰입한 나머지 본인이 소리치고 있는지조차 몰라요. 한 번 중독되면 헤어 나올 수 없습니다.
(권오철) 태양에서 방출된 전기를 띤 입자들이 지구 자기장에 이끌려 양극지방으로 내려오면서 지구 대기와 반응해 빛을 내는 현상이 오로라예요. 대기의 어떤 원소와 반응하느냐에 따라 초록색·붉은색·분홍색 등 다른 빛이 나옵니다. 그 빛이 형광등처럼 켜져 있는 것이 아니라 ‘강약 중 강약’ 하며 너울거린다는 거죠. 상상해보세요. 내 시야가 닿는 하늘 전체에 빛 덩어리가 채워져 있는데 게다가 춤을 추고 있어요. 오로라는 인간이 자연현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강도 높은 감동이자 자극임에 분명합니다. 목격한 사람들마다 한목소리로 ‘카타르시스’라고 말하는 이유예요.
(이태형) 북극권, 남극권의 특정 지역에서 오랜 시간 기다리면 오로라를 볼 수 있지만, 개기일식은 2~3년에 한 번씩 일어나고 장소도 매번 바뀝니다. 오로라는 평균적으로 1시간 가량 감상할 수 있지만 개기일식은 2분, 길어봐야 3~4분을 넘기지 않죠. 개기일식은 이 약점을 상쇄할 만큼 황홀합니다. 2012년 권 작가와 개기일식을 봤어요. 20여 년간 온갖 휘황찬란한 ‘우주 쇼’를 봐온 그도 개기일식 앞에서는 셔터를 잘못 누를 정도로 당황하더라고요.
(권오철) 오로라를 보고 탄성을 지른다면 반대로 개기일식 앞에서는 숨을 죽이게 됩니다. 우는 사람도 많아요. 개기일식은 태양과 달, 지구가 일직선으로 겹쳐짐과 동시에 하늘이 어두워지는 현상이죠. 암흑 속에서 불타오르는 검은 태양을 보면 경외심이 들어요. 해가 달을 가리는 그 순간 만들어지는 테두리를 ‘다이아몬드 링’이라고 부르는데 그야말로 ‘럭셔리’합니다. 개기일식을 보고 나면 천체는 무작위적인 혼돈이 아니라 하나의 질서와 규율과 공식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믿게 됩니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이 질서를 프로그래밍 했을까’에 대한 질문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권오철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했다. 대기업과 벤처 기업에서 잠수함 설계,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일을 하다 사표를 내고 천체 사진가로 전향했다. 한국인 최초로 미 항공우주국의 ‘오늘의 천체 사진’에 선정된 바 있으며 전 세계 천체 사진가 모임인 TWAN(The World At Night)의 멤버이자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의 별 사진 전문가다. 최근 3년 동안의 시도 끝에 최초로 울릉도에서 바라본 독도의 일출을 촬영했다.
두 분 다 대유성우는 단 한 번씩만 보셨다고요.
(이태형) 유성우는 혜성이 지나갈 때 떨어지는 먼지와 얼음덩어리가 공전하는 지구의 대기와 충돌할 때 생기는 현상입니다. 1년에 스무 번 정도 유성우가 생겨요. 일반 유성우는 대부분 혜성이 지나간 지 오랜 시간이 지나 규모가 작아요. 1분당 1만 개 이상의 유성이 떨어져야 ‘대유성우’라는 이름을 얻을 수 있습니다. 대표가 33년 주기로 태양을 공전하는 혜성인 ‘템플-터틀혜성(55P/Tempel-Tuttle)’의 유성우예요. 불꽃놀이처럼 유성이 동시다발적으로 떨어져 내립니다. 1만 개의 별이 시간 차로 펑펑 터져요. 대유성우를 보는 것은 온전히 하늘의 뜻에 달렸죠. 2001년에 있었으니 2034년이 돼야 만날 수 있죠. 20년 남았네요.
유튜브를 통해 오로라나 개기일식을 원할 때마다 볼 수 있고, SNS에서는 세계 곳곳의 천문 현상이 실시간으로 업로드 되는 때입니다. 하지만 직접 두 눈으로 봤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은 따라갈 수 없겠죠. 권 작가님은 매번 렌즈와 뷰파인더로만 이 경이로운 광경을 보셨잖아요. 오로라가 춤을 추는데 그 와중에 노출이나 앵글, 초점 계산도 해야 하고요. 온전히 즐길 수 없다는 것이 천체 사진가의 가장 큰 고충이 아닐까 싶습니다.
(권오철) 오로라아래에서 고개를 처박고 뷰파인더만 보고 있다 보면 눈 위로 번쩍번쩍 빛이 반사돼요. 눈 위의 빛을 보면서 ‘내가 지금 왜 이러고 있나’ 싶은 적도 있죠. 제가 본 생애 최고의 오로라는 사진이 없어요.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보면 사진작가인 숀 펜이 설표雪豹가 나왔을 때 촬영을 안 해요. 그러고는 “최고의 순간에는 스스로를 위해 셔터를 안 누르지”라고 멋있는 척 말하죠. 뭐 저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요(웃음). 2012년 가을, 캐나다 옐로나이프에 머물 때였어요. 오로라 폭풍이 예고된 날인데 종일 비가오더라고요. 포기하고 호텔에 있는데 창문 밖으로 비가 서서히 멈추더니 구름이 싹 갈라지더군요. 그때의 묘한 빛과 공기란…. 고 신해철이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을 때 심사위원인 조용필이 “전주만 듣고도 이건 대상이다”라고 말한적 있어요. 딱 그거였어요. 앞으로도 평생 이런건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죠. 장비 챙길 시간 없이 뛰어나갔습니다.
“천체 사진은 천국같이 멋있지만 촬영자는 지옥의 문턱까지 갔다 오는 것”이라는 말씀을 한 적 있죠.
(권오철) 미국 서부 유타 주 사막에 다녀왔어요. 40~50C°를 육박하는 폭염 속에서 40kg에 달하는 카메라 장비를 짊어지고 하루 종일 혼자 걸었습니다. 그날 마신 물만 7리터예요. 7리터의 땀을 흘린 거나 마찬가지죠. 그 와중에 사막에서 낙오된 사람을 발견해 구조하기도 했어요(웃음). 유타 주 촬영 출발 전 건강검진에서 복부 비만 판정이 나왔는데 다녀오고 보니 체지방 수치가 한 자릿수로 떨어졌습니다. 흔히 천체 사진은 천시天時, 지리地利, 인화人和가 맞아야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하늘의 때를 기다리고, 하늘이 허락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죠. 이런 이유로 10년 동안 매년 같은 날짜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촬영을 한 적도 있어요. 홍성에서 12시간 동안 별무리의 움직임을 담고자 했는데 10년이 지나도록 완벽히 마음에 드는 작품은 얻지 못했습니다. 영하 30C°겨울에 밤을 새우는 것은 기본이고요. 30대부터 오십견이 왔어요. 직업병이죠(웃음). 몸을 혹사시키는 이유는 ‘내가 본 밤하늘의 경이로움을 사진으로 전달한다’라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입니다. 망원경이나 기타 장비의 도움을 받지 않고 21m 화각의 광각렌즈만 사용해요. 이 렌즈만이 사람이 보는 화각과 동일해요.
이태형 박사님은 ‘생활 천문학’을 주제로 비전공자도 쉽게 우주의 이치를 이해할 수 있는 저서 활동을 해오셨죠. 그 연장선으로 천문학을 통해 신윤복 화가의 ‘월하정인’ 제작 일자를 고증한 것이 특히 흥미롭습니다.
(이태형) 일찍이 서양 천문학자들은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속 달 모양을 근거 삼아 추정년도를 밝히기도 했어요. 달을 보면 시간대를 읽을 수 있습니다. 달의 볼록하게 솟아오른 부분은 해의 방향을 가리킵니다. 서쪽으로 볼록 하면 해가 지는 때고, 동쪽으로 볼록하면 새벽이죠. 흥미롭게도 ‘월하정인’ 속 달은 볼록한 부분이 하늘을 향해 있어요. 한 달 주기로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과정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현상이죠. 밤에는 태양이 지평선 밑에 있기 때문에 태양으로부터 빛을 받아 반사하는 달의 볼록한 부분은 아래를 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능성은 단 하나,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지는 부분월식에만 가능한 모양인 거죠. 이런 이유로 신윤복이 활동한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약 100년 사이에 있었던 부분월식에 대한 기록을 조사했습니다. 일식과 월식은 나라의 상서로운 징표라고 여겼기 때문에 꼼꼼하게 기록을 해두었더군요. 100년 동안 1784년 8월 30일(정조 9년, 신윤복 26세)과 1793년 8월 21일(정조 18년, 신윤복 35세) 단 두 차례의 부분월식이 있었어요. 두 번의 월식 중 1784년에는 비가 왔더군요. 월식이 나타났어도 관찰할 수 없었겠죠. 이에 신윤복이 35세에 그린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습니다. 천문학은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그림을 보기도 하고, 글을 쓰기도 하면서 각자의 방식대로 즐기면 됩니다.물론 제 이야기에 현혹돼 멋모르고 천문학과에 진학한다든지 천문학 박사를 하면 안 됩니다. 아카데미 속 천문학은 물리예요(웃음).

이태형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한 뒤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우주과학과 박사를 수료했다. 1989년 대학원 재학 중 천문학 교육책의 ‘스테디셀러’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를 발간하고, 1998년 한국인 최초로 소행성 ‘통일’을 발견했다. 1999년 국내 처음으로 영월과 대전, 김해에 시민천문대 건설을 기획했다. 현재 천문우주기획 대표이사, 충남대학교 천문우주과학과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생활 천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천문학적 이론과 이를 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지혜를 추구한다
천체 현상은 자연과학 분야에서 유일하게 ‘문학(천문학天文學)’입니다. 신화나 문학 작품 속에 빈번히 등장한 덕분인지 인문학과 가깝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우리가 별을 알고, 천문학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태형) 천문학에는 ‘우리는 왜 태어났지?’, ‘인간은 어디에서 왔을까’ 같은 근원적 질문에 대한 해답이 있습니다. 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별에서 와서 별로 돌아간다’고 말합니다. 도민준만 ‘별에서 온 그대’가 아니에요(웃음).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기초 원소가 모두 별로부터 만들어졌습니다. 태초의 우주 상태에서 대폭발 ‘빅뱅’이 일어나 팽창우주가 되었잖아요. 빅뱅을 신이 했는지 자연이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빅뱅 이전에는 수소와 헬륨밖에 없었어요. 헬륨이 뭉쳐 탄소가 되고 탄소가 모여 산소가, 그리고 질소가 만들어진 거죠. 그러다 마지막에는 결국 철이 돼요. 늙은별에는 철 성분이 많아요. 인간이 늙어 ‘철’드는 것처럼요. 이 확장이 폭발이 돼 우주에 퍼지고, 다시 모여 새로운 행성이 만들어지죠. 50억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그저 별 부스러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2015년 천문학계의 가장 큰 이벤트는 뉴 호라이즌호의 명왕성 도달입니다. 미 항공우주국이 무인탐사기를 발사한 지 9년 만에 이룬 성과죠.
(이태형) 46억km의 우주여행 끝에 오는 7월 명왕성에 가까워집니다. 얼어붙은 표면을 처음으로 근접 촬영할 수 있게 되었어요. 2006년까지만 해도 명왕성은 태양계의 아홉 번째 행성이었습니다. 그런데 관측 장비 성능이 좋아지면서 명왕성 근처에서 비슷한 크기의 소행성들이 발견되었죠. 이들까지 태양계 행성으로 인정할지, 명왕성을 태양계에서 퇴출할지에 대해 논쟁이 있었죠. 명왕성을 발견한 이가 미국의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Clyde Tombaugh거든요. 1930년에 명왕성을 세계에 알리고 1997년에 타계했습니다. 대학자 눈치를 보느라 젊은 학자들이 반발을 못하다가 1997년 이후 이에 대한 회의가 이어졌습니다. 2003년 다시 회의를 열었는데 하필 그 장소가 체코 프라하였어요. 당연히 유럽 천문학자가 많이 모였죠. 미국 천문학자와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어서 명왕성의 태양계 행성반대가 많아 결국 소행성이 되었죠.
올해 8월 12일에 1시간에 90개의 유성을 볼 수 있는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만날 수 있다고 하던데요. 1~2년 사이반드시 봐야 할 아름다운 천문 현상은 무엇인가요?
(이태형) 2016년에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있고요. 최고의 일식은 2017년 8월 21일 찾아옵니다. 미국 동부부터 서부까지 대륙을 가로지르며 개기일식이 일어나요. 저희 둘은 아마 거기에 있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권오철) 먼 미래에도 우주 쇼는 예약돼 있습니다. 2035년 평양에서도 멋진 개기일식을 볼 수있고요. 600년쯤 지나면 개기일식과 금환일식(일식 때 태양의 가장자리 부분이 금반지 모양으로 보이는 일식)을 둘 다 볼 수 있는 때가 도래합니다. 600년 뒤 후손들은 볼 수 있겠죠. 우주를 보고 있으면 인간은 왜 ‘한오백년’은커녕 100년도 못 살까 아쉬워져요.
<인터스텔라> 속 우주를 보면서 ‘땅 위의 것들에 정신을 빼앗겨 머리 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까맣게 잊은 채 정신없이 살고 있구나’ 하며 느닷없는 각성을 하게 됐습니다. 매일 우주를 들여다보는 두 분은 삶을 바라보는 관점부터가 남다를 것 같아요.
(이태형) 스티븐 호킹이 1000년 안에 <인터스텔라>처럼 항성 여행이 가능하고, 새 터전에 정착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1957년 최초의 인공위성을 쏜 이후 단 50년 만에 축구장 2배 크기의 우주정거장을 만들었잖아요. 이 속도라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거죠. 다만 ‘인간의 문명이 그때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요. 우주의 나이가 138억 살입니다. 지구의 나이는 45억 살에 불과해요. 인류가 문명을 일군 것은 5500년밖에 안 됐습니다. 우주의 척도로 볼 때 우리는 ‘티끌’ 같은 지구에서 ‘찰나’를 삽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머지않아 헤어질 모든 것을 깊이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 깨달음을 영화가 아닌 직접 두 눈으로 별을 바라보며 체득하길 바랍니다. 별이 필요한 이들은 별을 쉽게 볼 수 있는 시골 사람들이 아니라 서울 사람들이에요. 서울 중심에 천문대가 있어야 하는 이유예요.
(권오철) ‘서울 하늘에는 별도 안 보이는데 무슨 천문대냐’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육안으로만 안 보일 뿐 망원경으로 보면 시골이나 대도시나 거의 똑같이 보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방문자가 찾는 천문대는 LA 중심에 있는 그리피스 천문대예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마주보는 시드니 천문대도 마찬가지고요. 별을 가까이 두고 볼 수 있는 여유야말로 진짜 ‘럭셔리’예요.
태
형북두칠성을 꼬리에 달고 봄 밤하늘에서 유난히 반짝이는 큰곰자리. 견우와 직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간직한 채, 여름 밤하늘을 밝히는 거문고자리. 가을 하늘을 나는 천마. 페가수스자리. 현란한 겨울밤 축제의 주인공, 오리온자리…
별이 너무 좋아서, 하염없이 별만 쳐다보다 수없이 많은 밤을 하얗게 지새웠다는 별박사 이태형 씨. 그는 20년 전 취미로 아마추어 천문가로 활동할 당시, 국내 최초로 소행성 ‘통일’을 발견해 유명해지기도 했죠. 또, 우리나라 첫 별자리 안내서인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을 펴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도 했는데요.
별과 전혀 무관한 공부를 하던 이태형 박사가 23년 동안 별의 매력에 푹 빠져 별박사가 된 사연. 천문우주기획 대표이사(충남대 겸임교수) 이태형 박사를 27일 CBS 배한성의 아주 특별한 인터뷰(FM 98.1Mhz, 연출 김우호 PD)에서 만나봤습니다.
◇ 소원 빌던 별동별, 이제는 우주여행 시대로
▶ 별동별이 떨어질 때 소원을 빌면 그게 이루어진다는 말도 있잖아요?
저는 강원도 춘천에서 자랐어요. 시골이다 보니까 별동별을 많이 봤는데 당시에는 별동별을 보고 소원을 빈다기보다는 너무 많이 떨어지니까 맞을까봐 밖에 나가기가 무서웠던 적도 있었어요. 그래서 소원을 제대로 못 빌었죠.
▶ 소행성 ‘통일’을 발견하신 게 언제였죠?
98년도에요. 밤하늘에 빛을 내고 있다고 해서 다 스타는 아니거든요. 밤하늘에 해처럼 빛을 내서 빛나는 스타도 있지만 작은 천체들, 스스로 빛을 내지는 못하지만 태양 주위를 돌면서 태양 빛 때문에 보이는 것들이 있어요. 그 중에서 수금지화목토천은 크니까 행성이라고 불리는데 이것보다 작아서 안 보이는 것들을 소행성이라고 합니다.
이런 소행성들은 먼저 발견한 사람이 이름을 붙일 권리가 주어지는데 1990년대 들어서면서 소행성과 지구가 충돌할 수 있다는 지구의 종말론 때문에 많이 관측을 하게 되었어요. 제가 발견할 당시에 일본 사람들이 한국에 왔는데 일본 사람들이 발견한 소행성에 세종대왕의 이름을 붙여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거든요.그런데 과학을 우리가 일본에 전수해주었는데 어떻게 보면 창피한 일이었죠. 정부에서는 별 좋아한다고 쫓아다니는 사람들이 그것도 하나 못발견하느냐고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제도적으로 일본은 천문대가 많이 있고 비싼 장비들을 일반인들에게 많이 대여를 해줍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건 자존심 문제니까 우리도 한 번 발견해 보자고 해서 6개월 동안 열심히 쫓아다니면서 찾았어요. 소형망원경을 들고 몇 군데 찾아다니다가 경기도 연천 부근에서 드디어 찾았어요. 달빛이 있으면 안 보이고 구름이 끼면 안 보이니까 한 달 중에 제대로 볼 수 있는 날이 2,3일 정도였어요.
▶ 별을 발견하면 어디에서 인정을 해주나요?
국제천문연맹이라고 있어요. 그 산하의 소행성 센터라고 있는데 남이 발견한 것인지 처음 발견한 것인지 추정을 해서 인정을 해줍니다. 그런데 요즘은 좀 힘들어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충분히 할 수 있었는데 21세기 들어오면서 나라마다 정책적으로 지구를 보호하자는 차원에서 옛날에는 소형망원경으로 찾았는데 지금은 큰 망원경으로 자동으로 탐색하고 있어요. 그래서 개인들이 하기에는 좀 어려울 것 같아요.
▶ 우리도 실제로 달나라에 가는 실용적인 것도 있는 거죠?
SF영화 속에서 나오는 배경이 우주였던, 멀게만 느껴졌던 시대에서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1957년에 처음으로 인공위성이 올라가고 벌써 축구장 두 배 크기만 한 우주정거장이 올라가 있고 10년 이내에 상업적으로 우주여행이 가능한 시대가 오고 있잖아요.
지금의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달나라에 신혼여행을 갈 수도 있고 몇 십 년만 지나면 달나라에 실버타운이 생긴다고 해요. 나이가 들면 몸무게 때문에 허리가 굽어지는데 달에 가면 중력이 적어지니까 허리 피고 살 수 있는 거죠.
그리고 달에 있는 자원이 지구의 연료를 몇 백 년 동안 해결해 줄 수 있다, 소행성 하나를 개발하면 몇 십조 달러가 된다, 이렇게 우주를 바라보기만 하던 단계에서 이제는 우주를 개발하고 지구로 갖고 올 수 있는 자원의 세계가 되는 건 몇 십 년 후면 가능할 것 같아요.
◇ 별은 돈보다 밥보다 더 중요한 ‘믿음’
▶ 우리나라에 아마추어 천문학회가 많은가요?
제가 별을 볼 때만 해도 천문학은 어려운 학문이었죠. 그리고 배고픈 학문이기도 했고요.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이 별을 보면 쌀이 나오니, 밥이 나오니? 그런 말을 많이 들었는데 98년도에 책 쓰면서 돈을 좀 버니까 그 이야기는 안 하시더라고요.(웃음)
국가기관인 천문연구원도 예전에 비해서 많이 커졌고 대학교에도 천문관련 학과들이 10군데 이상 생겼고 과학문화 레저로서 지방에서도 천문대를 많이 짓고 있어요. 일본에는 200군데 이상이 있는데 우리나라도 20군데 정도 짓고 있어요.
그런 곳에서 학생들이나 일반인들에게 별을 가르쳐주는 직업도 생기고 있어서 옛날만큼 힘든 일은 아니에요. 다만 이 일도 3D 업종에 속해요. 밤에 일하고 주말에 일하기 때문에 연구하는 분들은 밤을 새서 일해요. 그래서 가정에는 좀 어려운 직업이기도 하지만 많이 넓어져서 동호인 같은 경우는 회원이 몇 만 명이 되는 곳도 있고, 별 보는 데 이름을 걸고 있는 세상이 온 거죠.
▶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 별을 많이 보셨을 것 같아요.
고향에 있을 때만 해도 별이 좋은지 소중한지 몰랐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서울에서 생활했는데 대학교에 오니까 서울에는 별이 잘 안 보여요. 그러다 보니까 시골에서 잘 보이던 별이 소중하더라고요.
시골에 있을 때는 별이 워낙 많으니까 알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별로 안 했는데 서울의 하늘은 요점정리가 되어 있어요. 중요한 것만 보이니까. 오히려 별 공부를 하기에는 서울이 더 좋더라고요.(웃음) 별에 대한 감상은 시골에서 더 좋게 받았지만 별을 공부해봐야겠다고 느낀 건 서울에서였던 것 같아요.
▶ 별만 보고 가다가 하수도 같은 곳에 빠지신 적은 없어요?
친구들 중에 그런 사람들이 몇 있어요. 학교에서 별을 배운 친구들이 고향에 갔는데 시골의 별들이 너무 잘 보이니까 고개 들고 다니다가 도랑에 빠진 경우, 기숙사에 있던 친구들이 하늘 보다가 전봇대에 부딪히기도 하고 그랬어요.
▶ 부모님은 어떤 분이셨어요?
어머니는 선생님이셨고 아버님은 공무원이셨는데 맞벌이를 하시다 보니까 혼자서 저녁시간을 보낸 적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하늘 보는 일이 많아졌던 것 같아요.
지금도 별을 왜 좋아하느냐고 묻는다면 사람은 많이 변하는데 별만큼은 항상 그 자리에서 가장 변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보이지 않지만 늘 그 자리에 있는 것, 그 믿음이 있더라고요. 제가 부모님께 배운 것은 거짓말하지 말라는 거였는데 그게 별이 아니겠는가 해서 별은 믿음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대학교 때 전공은 뭐였어요?
원래 전공은 화학이었어요. 석사는 도시계획을 했고 박사는 천문학을 했는데 왔다 갔다 했죠. 화학을 하면서 실험실에서 냄새 맡는 게 썩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가보자고 해서 여행 동아리를 갔는데 너무 많이 다니더라고요.
한 달에 한 번 정도 가는 곳이 없을까 해서 찾던 곳이 별보는 동아리였어요. 이게 너무 좋은 거예요. 한 달에 한 번씩 시골에 가서 까만 하늘에 무수히 떨어질 것 같은 별들을 보면서 당시에는 망원경이 별로 없을 때라 밤새 이야기하면서 떨어지는 별동별을 봤던 게 너무 좋았어요.
▶ 별의 어떤 점이 그렇게 좋으셨어요?
사람을 처음 만날 때도 첫인상만 남잖아요. 하지만 그 사람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생각이나 관심, 취미를 알게 되면서 관심을 갖는 것처럼 별도 마찬가지로 처음 봤을 때는 아름답다고만 생각하는데 천문학을 공부하게 되면서 과학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또 사람들과 같이 보면서 이런 이야기들을 공유하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밤을 하dig게 새는 거죠.
▶ 옛날에는 별을 보면서 점을 치기도 했는데요?
우리가 보는 세상의 반은 하늘이고 반은 땅이잖아요. 밤의 별을 모르고 사는 것은 세상의 반을 잊고 사는 거라고까지 이야기를 합니다. 지금이야 전기가 발견돼서 밤에도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100년 전까지만 해도 밤에 밖에 나가면 별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 속에서 농사짓고 가축도 키웠을 거예요. 점성술이라는 것도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별을 많이 본 사람들이 통계를 낸 거예요.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별자리가 아라비아 반도에서 많이 나왔기 때문에 페르시아의 전설도 많은 거죠.
◇ 2009년 세계천문학의 해, 갈릴레이가 망원경으로 본 달 2.5cm
▶ 좋은 망원경으로 보면 달을 어디까지 볼 수 있는 거예요?
많은 사람들이 별을 보려면 망원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별자리는 망원경이 없어도 되거든요. 눈으로 즐기는 거고 그 속에서 좀 더 관심이 있는 것을 망원경으로 보는 겁니다. 별은 멀리 있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망원경으로 보더라도 점으로밖에 안 보여요.
그래도 망원경으로 보면서 탄성을 지르는 게 달과 태양계의 행성들이죠. 아무리 작은 망원경이라도 별을 보는 망원경이라면 달 정도는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데까지 섬세하게 보입니다.
2009년이 갈릴레이가 처음으로 망원경을 발견해서 달을 본 지 400주년이 되는 해에요. 내년이 UN에서 정한 세계천문학의 해입니다. 갈릴레이가 처음 망원경으로 달을 봤을 때 지름이 2.5cm이었어요.
달이 새로운 세상이다, 우리 태양계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는데 그것이 요즘의 몇 천원도 안 되는 돈으로 살 수 있는 소형망원경이에요. 달은 어떤 망원경으로도 충분히 볼 수 있어요.
▶ 지구 이외에 다른 생명체의 존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주에 태양처럼 큰 별 옆에 지구 같은 행성이 있을 텐데 생명체가 존재하려면 중력과 적당한 온도가 있어야 하거든요. 태양과 같은 별이 우주에 얼마나 많은가 하면 1 뒤에 동그라미가 22개입니다. 은하라고 하는 것이 별들의 집단인데 은하 하나당 1천억 개의 별이 있어요.
그런 은하가 우주에 1천억 개가 더 있어요. 1천억 개 곱하기 1천억 개의 태양과 같은 별이 천문학적인 숫자로 있는 거예요. 지구는 태양의 백만분의 1도 안 되는 작은 세계거든요. 만약 태양의 3번째 행성 지구에만 똑똑한 인간들이 존재한다면 99해 9999경 9999조…….
그 밑의 많은 것들은 대체 뭐냐는 거죠. 그 많은 별들이 지구의 인간만을 위해서 존재한다면 너무 우주가 아깝지 않을까, 정말로 신이 계신다면 인간만을 위해서 모든 걸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결국 별은 워낙 많이 있고 생명체가 있을 거라는 거죠.
다만 있는 것과 만나는 것은 다른 겁니다. 지구에 있는 가장 가까운 별까지 가기 위해서는 빛의 속도로 날아갔을 때 4.3년이 걸립니다. 1초에 지구를 7바퀴 반을 도는 광속으로 날아가도 그렇게 걸려요. 우주 탐사선의 속도가 시속 4만km에요.
그렇게 날아가도 가까이 있는 별까지 가는데 10만년이 걸린다는 얘기에요. 우리나라에 개미가 있고 미국에도 개미가 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개미가 태평양을 건너서 미국 개미를 만난다는 거,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라는 거죠.
▶ 국내 최초 별자리 안내서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었는데 기분이 어떠셨어요?
베스트셀러가 될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대학원 때 썼던 건데 학창시절을 마무리하면서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이라는 걸 썼어요. 이 책을 쓰고 나서 일주일도 안 돼서 5천부가 팔렸어요. 그래서 3일째 되는 날부터 방송국에 불려 다니느라고 정신이 없었는데 우리나라에 이렇게 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나 할 정도로 대단했던 것 같아요.
이 책이 나오고 나서부터 대학 동아리에 신입회원들이 2배씩 늘어나고 그랬는데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것 같아요. 낭만적인 거 좋아하고 하늘을 우러러보는 게 있고 또 우리나라 태극기가 우주를 상징하는 거잖아요.
형◇ 별에 대한 호기심이 사업으로 ‘별 보급 10년’ (서울=연합) 김영미 기자= "별을 찾는 사람에게 이것보다 더 큰 기쁨은 없습니다. 앞으로는 혜성에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국제천문연맹이 공식 인증한 소행성 `1998 SG5'를 처음 발견한 아마추어 천문가 이태형씨(천문우주기획 대표)는 5일 새로운 별을 찾아낸 것이 무척 기쁘기는 하지만 아직 공식 명칭을 부여받지 않아 다소 조심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가 경기도 연천의 한 야산에서 소행성 탐사에 나선지 4개월만에 찾아낸 `1998 SG5'는 밝기가 17등급으로 육안으로는 볼 수가 없다.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별이 6등급까지인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어두운지를 짐작해볼 수 있다. 이 소행성의 촬영에는 구경 21㎝의 반사망원경과 천문대로부터 빌린 CCD카메라가 사용됐다.
그가 이처럼 새로운 별의 탐사에 나선 데는 일본인 천문가 와타나베 가즈오(渡邊和郞)씨의 영향이 컸다. 지난 4월초 한국을 다녀간 와타나베씨는 자신이 발견한 소행성에 `관륵' `세종'등의 명칭을 붙여 한국 아마추어 천문가들의 자존심을 자극했다.
이씨는 4월중순 흇가이도 삿포로에 위치한 와타나베씨의 사설 천문대를 방문, 그의 비밀무기인 CCD카메라의 활용법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등 착실한 준비작업을 벌였다.
와타나베씨는 지금까지 2백여개의 새로운 소행성을 발견했으며 `북해도그룹'이라는 세계 최고의 아마추어 천문가그룹을 이끌고 있다. 화성과 목성사이에 퍼져있는 수만개의 소행성중 궤도가 확인된 것이 8천여개. 이중 일본인들이 처음 발견한 것만도 8백여개가 넘는다.
"장비만 탓하며 울분만 삼킬 수는 없었지요. 배울것은 배워와 국내 최초의 별발견자가 되자고 작정했었습니다."
꼬박 열흘동안 밤을 새운 끝에 지난 9월 이 소행성을 만날 수 있었다는 이씨는 "소행성은 늘 움직이기 때문에 그 궤도를 추적해 새로운 별인지를 파악한다"면서 "공식 명칭은 국제천문연맹이 향후 3-4년간 이 별의 이동을 추적한후 부여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씨는 천문대가 주최한 제 1회 천체사진 공모전에서 `대마젤란 성운'을 촬영해 최우수상을 타는 등 국내에서는 제1의 아마추어 천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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