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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이태형의 우주 인문학 - 행성과 별,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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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성과 일등성들: 왼쪽 아래에 가장 밝게 보이는 별이고, 오른쪽 아래에 가장 밝게 보이는 별이 항성 중 가장 밝은 큰개자리의 시리우스이다. 사진 속에서 두 별을 제외하고 조금 밝게 보이는 별들이 대부분 1등성이다. 촬영: 이태형(스마트폰)



지난 1년간 저녁 하늘에서 볼 수 없었던 금성이 드디어 이번 달부터 저녁 하늘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금성 다음으로 밝은 목성도 올 봄 동안에는 저녁 시간 내내 서쪽 하늘에서 볼 수 있다. 이번 달에는 밤하늘에서 행성들을 구별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우리가 밤하늘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행성은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다섯 개다. 많은 별들 속에서 다섯 개의 행성을 구별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행성이나 별이나 모두 작은 점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발의 외국 사람을 보면 처음에는 모두 비슷해 보이는 것과 같다. 하지만 그들을 자주 보게 되면 점차 얼굴이 구별되는 것처럼 별과 행성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면 별과 행성은 어떻게 다르게 보일까?



1e96e480838fd.png별빛이 대기를 통과하면 굴절된다. C.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



행성은 거의 반짝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행성과 별은 반짝임으로 구별할 수 있다. 별빛이 반짝이는 것은 별빛이 지구 대기를 통과하면서 굴절되기 때문이다. 공기의 밀도가 높을수록 빛은 더 많이 굴절한다. 공기의 밀도는 고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별빛이 우리 눈에 닿는 동안 굴절하는 정도가 계속 변한다. 물론 같은 고도라도 기압이나 온도에 따라 공기의 밀도가 변하기도 한다. 따라서 대기를 통과해서 우리 눈에 보이는 빛은 반짝반짝 빛나게 된다. 비 오는 날 멀리 있는 가로등 빛이 가물거리는 현상이나 흐르는 물속에 비스듬히 세워 놓은 막대기가 흔들려 보이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천정 쪽에 비해 지평선 쪽의 대기가 두껍기 때문에 높이 떠 있는 별에 비해 지평선에 가까운 별이 더 많이 반짝이게 된다. 또한 바람이 심한 날이나 태풍이 오기 전의 하늘에서는 별빛이 특히 더 반짝이는 것을 볼 수 있다.

 



fc1ac935bc55c.png평선에 가까울수록 별빛이 더 많이 반짝인다. C.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



그런데 행성들의 경우에는 반짝임을 거의 느끼기 힘들다. 이것은 지구에서 볼 때 행성들이 별들에 비해 훨씬 큰 겉보기 지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별은 그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에 망원경으로 보더라도 작은 점으로 보인다. 하지만 행성은 면적을 가진 작은 원이나 찌그러진 모습으로 보인다. 비 오는 날 멀리 있는 작은 가로등 빛과 바로 앞에 있는 커다란 가로등 빛을 비교하면 당연히 멀리 있는 작은 빛이 더 많이 반짝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행성과 별의 반짝임 차이도 같은 이치이다. 

 

별과 행성을 각각 작은 점(·)과 원(○)으로 생각하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점과 원을 각각 옆으로 1mm씩 이동했다고 생각해 보자. 점은 그 크기의 몇 배에 해당하는 거리로 옆으로 이동한 것이 되지만 원의 위치는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별빛이 대기를 통과하면 별의 위치가 계속 크게 변하기 때문에 반짝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행성은 그 위치의 변화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반짝임을 거의 못 느끼게 된다.

 

하지만 수성같이 작은 행성은 지평선 근처에 있을 때, 대기의 변화가 심하면 반짝임이 느껴질 때도 있다. 물론 그 경우에도 주위의 별빛에 비하면 그 반짝이는 정도는 훨씬 적다.

 

금성과 목성은 밝기로 구별할 수 있다

다섯 행성 중 금성과 목성은 별들에 비해 무척 밝기 때문에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금성은 별들 중에서 가장 밝은 1등성보다도 100배 이상 밝게 보인다. 1등성과 2등성의 밝기 차이는 2.5배이고, 다섯 등급 차이는 약 100배이다. 1등성보다 100배 어두운 별이 6등성(1+5)이기 때문에 1등성보다 100배 밝은 금성의 밝기는 그 반대인 –4등급(1-5) 정도이다. 4월부터 해지고 서쪽 하늘에서 ‘와’ 소리가 나올 정도로 밝은 별이 보인다면 그것이 바로 금성이다. 

 

금성 다음으로 밝은 목성은 1등성보다 열 배 남짓 밝은 –2등급 정도이다. 금성만큼은 아니더라도 밝은 1등성들에 비해 열 배 이상 밝기 때문에 목성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올봄 동안 저녁의 서쪽 하늘에 ‘와’ 소리는 아니더라도 ‘어’ 소리가 날 정도의 별이 보인다면 그것이 목성이다. 

 

수성과 화성, 토성의 밝기는 보통 -1등급에서 1등급 사이에서 변하는 데 그래도 주위에 있는 다른 별에 비하면 꽤 밝은 편이다. 문제는 1등성인 별과 이들 행성을 잘 구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달에는 이들 세 개의 행성 모두 태양 근처에 있기 때문에 저녁 하늘에서 볼 수 없고 다음 달부터 토성과 화성은 새벽 하늘에서 볼 수 있다. 그리고 토성은 9월 이후, 화성은 내년 1월 이후에나 저녁 하늘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수성은 태양에 워낙 가까이 돌기 때문에 6월 중순경 저녁의 서쪽 하늘이나 11월 하순 새벽의 동쪽 하늘에서 잠깐만 볼 수 있을 뿐이다. 

 

화성과 토성은 색깔로 구별할 수 있다.

다른 행성에 비해 붉게 보이는 화성은 붉은색의 1등성들과 혼동하지 않는다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봄철 별자리에 속하는 목동자리의 아르크투루스, 여름철 별자리인 전갈자리의 안타레스, 겨울철 별자리인 황소자리의 알데바란과 오리온자리의 베텔게우스가 화성과 혼동될 수 있는 붉은색의 1등성들이다. 물론별자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화성과 1등성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화성은 반짝임이 거의 없는 붉은 별이기 때문에 자세히 보면 붉은 1등성들과 구별이 될 것이다. 

 

토성은 색깔이 거의 없는 하얀 별로 보인다. 하늘에서 1등성 정도의 별이 보이는데 주변 별에 비해 반짝임이 거의 없을 경우 붉은색이면 화성, 그렇지 않으면 토성이다. 

 

행성들은 모두 일렬로 움직인다는 것을 기억하자.

마지막으로 기억할 것은 행성들이 모두 황도를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황도 별자리를 익히면 행성을 좀 더 쉽게 구별할 수 있다. 황도는 하늘에 거의 일자로 이어진 선이기 때문에 행성들이 일렬로 보인다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일자로 보이지 않으면 그것이 이상한 일일 것이다. 행성들은 지구에서 볼 때 태양을 기준으로 왼쪽에 있으면 저녁 하늘, 오른쪽에 있으면 새벽 하늘에 보인다. 이달에는 태양을 기준으로 왼쪽에 금성과 목성이 있고, 오른쪽에 수성과 화성, 토성이 있다. 

 

천왕성과 해왕성도 황도를 따라 움직이지만 맨눈으로는 볼 수 없고, 워낙 멀어서 망원경으로도 행성 모습을 제대로 보기가 쉽지 않다. 현재 천왕성은 겨울별자리인 황소자리, 해왕성은 가을 별자리인 물고기자리에 있다. 두 행성은 공전주기가 각각 84년과 164년으로 길기 때문에 위치 변화는 거의 없다. 


                                                                      이태형‧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장